슈퍼 팬덤의 커뮤니티, 트위치 (특화하고, 장악하라, 북저널리즘)

변혜린|유승호

소비자는 언제든 더 매력적인 콘텐츠를 확보하는 플랫폼으로 떠날 수 있다. 그러나 트위치 시청자들은 다르다. 단순한 소비자가 아니라 커뮤니티를 관리하는 구성원이기 때문이다. 트위치는 플랫폼 전쟁의 시대에 커뮤니티라는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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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칠게 요약하자면... 다시는 덕후를 무시하지 마라! 덕후는 힘이 세다! 아니 근데 사실 요즘 세상에 덕후를 무시하는 사람이 있긴 한가? 적어도 컨텐츠든 서비스든 뭐든 팔려고 하는 사람이라면 팬덤의 중요성을 모를 수가 없다. 문제는 '어떻게 팬덤을 만드냐'지. 사실 모든 사람은 무언가의 팬이 될 자질을 가지고 있다. 왜냐면 우리의 애정은 굉장히 불균형하게 분포하고 있기 때문이다. 스스로는 딱히 선호하는 게 없다고 생각하더라도 사실 당신은 스트레스 받을 때 유튜브로 귀여운 고양이 영상 보는 걸 다른 활동보다 더 좋아할 수도 있다. 다만 당신이 스스로를 "고양이 영상 보기 팬"이라고 지칭하지 않을 뿐. 즉, 당신은 아직 팬으로 스스로를 정체화하지 않은 것이다. 일견 타당할지도 모르겠다. 요즘 '팬'이란 곧 내가 사랑하는 대상을 위해 구매부터 영업까지 이것저것 해야하는 존재라고 하니까. 그런데 한 번 생각해보자. 왜 팬이라 불리는 사람들은 그렇게까지 행동에 나설까? 단순히 그들의 사랑의 크기가 남들보다 커서, 라는 건 너무 손쉬운 설명이다. 처음엔 사랑해서 팬이 될 수 있겠지만, 어느 순간부터는 내가 팬이어서 더 사랑하게 되는 것 아닐까? '팬'이라는 이름에 걸맞는 행동 (사랑하는 대상이 더 잘 될 수 있도록 응원하는 것)을 수행하다 보니 더 사랑하게 되는 것이 아닐까. 요지는 팬질을 하기 위해서는 우선 '무언가의 팬'이라는 정체성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그 정체성은 어떻게 형성될까. 1)(일방이든 쌍방이든) 애착 관계를 형성할 대상, 그리고 2)그 대상과의 교류를 쉽고 편리하게 나눌 수 있는 환경, 마지막으로 3) 그 관계 또는 환경에서 내가 어느 정도의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증명. 이 세 가지가 필수적이라는 것이 내 의견이다. (*아직 문헌 검증은 못 거친 내 뇌피셜이다ㅠㅠ) 비슷한 논리를 게임 팬덤에 적용해보겠다. 게임하는 걸 좋아하는 사람들은 많다. 그 사람들은 게임을 어떻게 소비할까? 직접 하는 것 외에 역사가 오래된 게임 소비 양상이 있는데, 바로 남들이 게임을 하는 걸 관람하는 것이다. 여기 더해 훈수까지 두는 건 고대 역사서에서부터 탑골공원 바둑판까지 두루 나타나는 아주 유서 깊은 게임 소비 행태다. 트위치의 성공 비결은 바로 이 특성을 잘 캐치해서, 게임을 직접 하는 걸 좋아하는 사람들과, 그 사람들이 게임을 하는 걸 관람하는 걸 좋아하는 사람들을 연결시키고, 그들이 합방, 훈수, 그 외 여러 가지 방법으로 서로 소통할 수 있게 한 게 트위치라는 플랫폼이라는 게 이 책의 논지다. 트위치는 어떻게 팬덤을 만들었을까? 우선 '게임 보는 것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는 명확한 타겟층을 잡고 그들의 생태에 특화된 기능들을 넣었다. 그리고 그들이 더 길게 체류하면서, 더 많은 활동을 트위치 내에서 할 수 있는 기능들을 넣었다. 그들이 자신이 좋아하는 활동을 하면서 놀 수 있는 환경을 제공했고, 그러자 '게이머'라고 퉁쳐졌던 사람들은 '스트리머', '시청자', '트수' 등 더 구체적인 정체성을 가지게 되었다. 파편화되었던, 또는 보이지 않았던 게이머들이 스트리머 팬덤들로 뭉쳐졌다. 나아가 트위치 플랫폼 자체에 길게 상주하는 트수 커뮤니티로 확장되었다. 그렇게 트위치는 단순한 플랫폼에서 여러 애정 관계가 얽힌 커뮤니티로 진화했다. 글이 길어졌는데, 내 결론은 이렇다. 팬을 만들고 싶다면, 우선 잠재적 팬층을 발견하고 관찰해야 한다. 무엇을 좋아하느냐 말고, 뭘 하는 걸 좋아하는지에 집중하는 게 포인트다. 그리고 그들에게 이름을 주고, 좋아할 수 있는 대상을 주고, 자신이 좋아하는 활동을 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들어서 팬이라는 스스로의 정체성을 공고히 세울 수 있는 환경을 주어야 한다. 그리고 그 모든 것은 재미있는 놀이가 되어야 한다. (그걸 트위치가 구체적으로 어떻게 했는지는 이 책에 훨씬 더 상세하게 적혀있으니 책을 참조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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