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F (한글판,커리,CURRY,푸드 다큐멘터리 매거진,9호)

우아한형제들|제이오에이치

매거진 《F》는 매거진 《B》와 배달의민족이 함께 인류의 식문화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식재료를 선정해 소개하는 푸드 다큐멘터리 매거진입니다. 매거진 《F》를 통해 우리가 늘 일상적으로 먹고 있는 음식을 구성하고 있는 재료들이 어떤 과정을 통해 재배되거나 만들어지고, 어떤 종류가 있으며...

이 책을 읽은 사람들

(이)가 주로 이 책을 읽었어요.

이 책에 남긴 코멘트

1
예전에 바람쐬기, 비맞기 같은 기분전환 행위가 왜 효과가 있는지에 대해 생각해본적이 있다. 나름의 결론은 피부에 닿는 바람이나 빗물 같은 물리적인 경험이 주는 시원하다, 상쾌하다 같은 감정과 더불어 그 안에 피어나는 각종 냄새나 온도 덕분이라는 것. 이러한 체험은 우리가 시간과 공간을 인식하는 어떤 관성을 잠깐 끊고 추억이나 여타 다른 시공간과 잠깐 연결하게 해준다. 먹는 것 또한, 혀에 닿는 구체적 경험에서부터 향과 온도가 주는 추상적인 느낌을 함께 가져다주는 대표적인 체험이다. 나는 30년 전통의 노포 이런 요소를 그닥 신뢰하지 않는다. 노포란 단어도 최근에 필요에 의해 생겨난 마케팅적 요소라고 생각한다. 오래된 집에 찾아가서 겪었던 경험이 그닥 유쾌하지 않아서 인듯하고, 위에 말했던 다른 추억의 공간에 대한 경험이 없어서도 그런것 같다. 기대와 못미치는 경험때문인지, 단순히 반골 기질이 있어선지, ‘30년간 변한게 없다면, 지독한 매너리즘 아닌가?’라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노포를 대하는 여러 사람의 생각과 이야기를 듣다보면, 그 자리를 그대로 버텨냈다는 것과 옛날의 원형을 단골과 함께 보존해나가고 있다는 느낌으로 존중 받을 필요는 있다고 생각을 바꿨다. 단순히 미식적 평가로 노포를 가두지 말고, 우리가 잊고 살았던 한국적인 정과 노고, 추억을 되살릴 수 있는 장소로 인정하면 어떨까? 느와르에서 대부를 킹으로 치는 것도, 스페이스 오딧세이에서 카우보이 비밥을 최고로 치는 것도 마찬가지일듯 하다. 지금 보면 담백하고 자칫 밍밍하고 지루할 수 있는데 그 원형이자 마스터피스를 통해 지금 처럼 다양한 세부 장르로 분화할 수 있었다. 물론 목 좋은 곳이라는 이유로 엉터리로 장사해도 손님이 많은 노포는 딱 질색이다. 드럽고 불친절하고 맛도 없다. 손님을 위하는 마음과 보존하고자하는 마음이 곁들인 노포는 존중받아 마땅. 매거진 F에선 주로 원형을 다루는 식당과 컨템포러리 식당을 함께 다루면서 결국 원형에서 이어지는 영혼을 매우 중시하는 모습을 취재한다. 특히나 커리는 아주아주 다양한 문화적, 역사적 형태를 갖고 있기 때문에도 그렇고 복합적인 향신료 그 자체라는 점고 그렇고 모두에게 다양한 경험을 불러일으킨다. 읽으면서 당장 카레가 먹고 싶어졌다. 그리고 나만의 카레 배합도 꼭 도전해보려고한다. 벌써 강황, 페누그릭, 커민, 머스타드씨드, 펜넬, 코리앤더씨드 등 다양한 향신료를 주문해놨다. 가람마살라나 S&B커리 파우더도 직구해놨다. 나에게 향신료는 바람 쐬기 같은 느낌이다. 새로운 장소의 향과 습도 같은 분위기를 온몸으로 경험할 수 있고, 아주 약간의 배합으로도 굉장히 다른 경험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익숙하지 않다는 이유로 새롭고 즐거운 경험을 포기할 순 없다. 그래서 억지로라도 경험하고 익숙해지면서 좋아해 나간다. 블루치즈, 고수나 쌀국수, 양고기도 그랬고 앞으로 즐길 수 있는 문화가 수천가지로 늘어났다. 아직 나에게 어려운 향은 풀먹는 동물의 육향, 할랄가이즈에서 많이 쓰는 큐민의 암내, 내장류에서 느껴지는 피맛 등이다. 아직은 많이 무리다.. 카레 얘기로 돌아와보자면, 한국 카레는 유독 가짜 카레라는 인식이 강한것 같다. 일본식 카레나 인도 커리에 비해 인스턴트라는 인식이 강해서이기도 하고, 사먹는 카레나 급식실에서 먹는 카레나 집에서 먹는 카레 모두가 똑같은 맛을 주기 때문이다. 최근 들어서 한국 레또르트 카레에도 다양한 맛이 생겼고 일본, 인도, 네팔 등의 커리가 많아져서 오히려 오뚜기 카레로 대표는 그 카레의 맛이 더 가짜같게 느껴진다. 하지만 커리에 가짜는 없는 듯하다. 한국식 카레인거지. 카레라는 것 또한 그 실체가 매우 불분명하기 때문. 소스인지? 향신료의 배합인지? 부터 시작해서 말이다. 그래서 오뚜기카레를 인도인에게 먹여보고 반응을 보는 컨텐츠가 참 많은데 그럴때마다 인도사람들은 썩 괜찮다고 한다. 그럴때마다 다들 놀라는 눈치다. 기대했던 반응과 달라서겠지만, 인도사람조차 북부와 남부가 매우 다르고 집집마다 다른 카레가 넘쳐나는데 오뚜기 카레정도는 있을법한 맛일 수 있다. 어서 빨리 향신료들이 도착했으면 좋겠다. 머리 속에 구상한 향신료 배합과 카레 레시피가 있는데 대박이 될듯하다. 수비드 닭 넓적다리살에 가람마살라 살짝 발라서 시어링하고 감자 쪄서 버터 올린다음 카레랑 곁들이면 진짜 최고일듯. 풀드포크 시즈닝에 커리향을 첨가해서 카레랑 먹어도 너무 좋을것 같다. 두근두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