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악인이 되어 악의 진화과정을 관찰하며 썼다는 작가님의 말처럼 주인공인 유진의 시점의 이야기 전개가 흥미로웠다. '완전한 행복'에선 딸의 시점에서, '7년의 밤'에선 여러명의 등장인물을 통해서였는데 '종의 기원'에선 유진의 시점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첫 살인을 위해 며칠동안 지켜보고 상대가 위협을 느끼는 거리감을 실험하던 모습부터 해진을 향한 애정을 깨달은 순간까지. 유진의 수영이야기에선 잠시나마 불쌍하단 감정도 들었다. 물론 유진의 머릿 속 생각전개를 읽을 땐, 전혀 이해할 수 없어서 계속 '빨리 자수해'를 외쳤지만. 다음 작가님의 책으로 읽을 '28'에선 어떤 화자의 관점에서 이야기할지 벌써부터 기대된다.

'역시 정유정'이라는 생각이 드는 책. 몰입도가 엄청 난 소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