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칙 없음

리드 헤이스팅스|에린 마이어

“통제와 규정은, 무능력한 직원에게나 필요한 것!” | 넷플릭스 CEO 리드 헤이스팅스의 첫 책 |넷플릭스 CEO 리드 헤이스팅스의 첫 책『규칙 없음』. 1997년 설립 당시, 넷플릭스는 우편으로 DVD를 대여해 주는 회사에 불과했다. 그러나 2020년 현재는 한국을 포함해 190여 개국 전 세계인에게 즐거움을 선사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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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문화는 과연 좋은 문화일까?> <규칙없음>에서 말하는 탁월한 조직을 만들기 위한 첫번째 단계는 ‘인재밀도를 유지하라’이다. 흔히 말하는 ‘좋은 동료가 복지다’를 지향하며 비범한 인재들로 조직을 채우라는 이야기다. 넷플릭스가 이런 원칙을 정한 건 2001년의 대량 해고 사태 이후 벌어진 조직내 현상 때문이다. 대량 해고 이후 몇 달이 지나자 해고사태 이전보다 훨씬 더 높은 성과를 기록한다. 평범한 성과를 내는 사람들을 정리하고 탁월한 성과를 내는 사람들만 모아놓으니 더 적은 인원으로 더 좋은 성과를 낸 것이다. 이때의 경험이 터닝포인트가 되어 넷플릭스는 높은 인재밀도를 유지하며 성과를 내지 못하는 직원은 해고 하게끔 매니저를 훈련시킨다고 책에서는 말한다. 넷플릭스 문화는 좋은 문화일까? 내 생각은 ‘어떤 사람에게는 좋지만 어떤 사람에게는 좋지 않다’이다. ‘어차피 평생 직장은 없다’를 전제로 내 커리어에 강렬한 한 줄을 만들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훌륭한 동료들과 빡세게 일하며 단기간에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싶은 사람에게는 좋은 문화이지 않을까. 고용안정성과 워라밸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맡은 일은 책임감 있게 하지만 일 욕심은 없고, 적당히 성장하면 좋지만 아니어도 크게 상관없는 사람에게는 사람을 갈아넣는 문화로 느껴지지 않을까. 넷플릭스의 조직문화가 좋다, 나쁘다라고 평할 정도의 깜냥은 안 된다. 다만 내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스토리의 문화는 아니다. S급 선수들을 모아놓고 리그 우승을 차지하는 팀 이야기보다는 평균 B급 선수들을 성장시켜서 우승을 차지하는 팀의 이야기를 좋아한다. ‘넌 실력이 없으니 트레이드 대상이야. 널 이적시키고 그 비용에 추가로 얼마를 더해서 s급 인재를 영입할거야.’라고 말하는 감독/팀보다는 ‘너는 이런 가능성과 잠재력을 가지고 있어. 너의 강점을 극대화시켜서 팀에 기여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자’라고 말해주는 팀에서 뛰고 싶다. 평범한 성과를 올리는 사람은 해고하도록 권장한다는 말이 마음에 걸리는 건 현실적으로 항상 탁월한 인재만을 채용할 수 있는가?라는 의문 때문이다. 당연히 채용은 중요하고 항상 더 좋은 인재를 영입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항상 그럴수는 없고, 평범한 성과를 올리는 사람이 성장해서 더 높은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만드는 제도/문화도 중요한 것 아닐까라는 생각이다. 내가 말해놓고도 이상적이라는 생각이 들지만 해고를 아무렇지 않게 말하는 리드 헤이스팅스가 얄미워서 괜히 딴지를 걸어본다
디자인 분야는 빠르게 변하면서, 더 복잡하게 변한다. 디자인에 대한 목표와 태스크를 각각의 디자이너에 맞게 할당하거나 배분해 줄 수 있는 회사와 팀장은 적을 수밖에 없다. 그래서 디자이너에겐 통제(Control)보다 자유가 중요하다. '규칙 없음'에서 배울 수 있는 인재는 자유를 주면, 적극적으로 행동하며, 성과를 내는 사람이다. 자유가 주어졌을 때, 준비가 되어 있지 않으면 '두둑한 퇴직금'을 받게 된다. 냉정해 보이지만, 이제는 이직도 퇴직도 점점 짧아지고, 해고도 거침없는 듯하다. 디자이너는 크리에이티브와 성과 측정이라는 양립하기 힘든 가치 사이에 놓여 있는 직군이다. 상반된 두 가지 가치를 일치시켜, 창의적이면서 놀라운 결과물을 내려면 2가지가 필요하다. 하나는 맥락을 보는 눈과 피드백을 받는 태도이다. 주변 상황에 휘둘리지 말고, 맥락을 봐야 한다. 하지만 맥락을 보는 눈은 누가 준다고 가질 수 없다. 배워야 한다. 맥락을 보려면, 혼자만의 경험으로는 부족하다. 다른 사람을 피드백을 믿고 공감하지 못하면, 한계를 넘을 수 없다. 매일 노력하지 않으면, 매일 뒤쳐지는 것이 디자인이다. 디자인과 크게 관계는 없어 보이는 책이지만, 읽어본다면 맥락(context)을 보는 좀 더 나은 눈을 갖게 될 것이라고 예상하며, 디자이너들에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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