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자라기 (애자일로 가는 길)

김창준

모두가 함께 발전하기 위한 제안‘함께’는 협력을 말하고, ‘자라기’는 학습을 말합니다. 무엇이건 실제 바깥세상(야생)에 임팩트를 남기려면 혼자 힘으로만 되는 게 없습니다. 함께 해야 합니다. 주변 사람들과 함께. 매일 부대끼는 동료들과 함께. 스스로 변하고 싶지만 계속 실패하는 사람, 조직을 개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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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확실한 세상에서 즐기며, 지속적으로 뛰어난 성과를 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feat. 함께 자라기 - 김창준) 1. 오랜만에 학교에 다녀 왔다. 책을 읽고 싶은데 자연(?)에서 바람도 쐬고 싶을 때 학교만한 곳이 없어서다. 학교에 가니 22년 2월 졸업생들을 축하하는 플래카드 옆에서 사진을 찍는 분들이 보였다. 2. 속으로 이런 생각을 했다. "3년 전 저 자리에 있던 내가 지금의 나를 보면 어떻게 생각할까?" 잘은 몰라도, 최소한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일을 하고 있으리라고는 상상하지 못했을 거다. (전역하자마자 창업을 했으니, 실질적으로 졸업한 지 3년정도 지난 셈이다) 3. (지인 분들은 아시겠지만) 나는 지금 전동킥보드 공유 서비스 "디어"를 운영하고 있다. 2019년 4월 서비스를 런칭했으니 만으로만 3년이 다 되어간다. 처음 시작할 때 앱만 잘 만들어 놓고 나갈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던 것을 떠올려보면, 회사도 나도 정말 많이 변했다는 것을 느낀다. 4. 2021년 5월 13일, 킥보드 탑승 시 헬멧과 면허를 필수로 하는 도로교통법 개정안이 시행되며 하루만에 매출이 1/3로 떨어졌다. 1/3만큼 떨어진 것이 아니라 1/3"로". 타격이 있을 것은 예상했지만, 낙폭이 이정도로 클 거라고는 상상하지 못했다. 규모의 성장을 위해 대량의 킥보드를 발주해놓은 상태였기 때문에 문제는 더욱 심각했다. 5. 빠르게 성장 목표를 수정했고, 향후 발생할 주요 지출을 일단위로 체크하며 현금흐름 관리에 들어갔다. 항상 위기를 염두에 두고 회사를 경영해왔던 대표의 현명함 덕에, 흑자도산의 위기를 넘기고 서비스를 궤도에 올려놓을 수 있었다. 6. 지금 디어는 약 100개 지역에서 100만명의 유저에게 킥보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올해는 킥보드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성장시키면서도, 새롭게 도전하는 한 해가 될 예정이다. ================= 7. [사피엔스]의 저자 유발 하라리는 "변화만이 유일한 상수"라고 했고, 메타의 마크 저커버그는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에서 확실하게 실패가 보장된 유일한 전략은 리스크를 감수하지 않는 것"이라고 했다. 이렇게 변화하는 세상에서 임팩트를 내기 위해서는 현명하게 리스크를 감수할 필요가 있다. 8. 변화의 양이 상대적으로 적었던 시대에는 방대한 조사를 기반으로 크고 정교한 계획을 세워 철저하게 실행하면 큰 성과를 낼 수 있었다. 이제는 오랫동안 고민해 큰 계획을 세우는 시간동안 세상이 변하고 시장이 변한다. 완벽하게 계획대로 해내려는 마음이 되려 큰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 서비스 런칭 후 2년 뒤 큰 규제가 닥칠 거라는 걸 누가 예측할 수 있었을까? 규제가 닥친 후에도 그 전에 세운 계획대로 움직였다면 아마 디어는 망했을 거다. 9. 이는 모종의 변화를 시도하는 우리 모두의 삶에도 동일하게 적용될 수 있는 이야기다. 실컷 계획을 세웠는데, 막상 실행하려고 보니 상황이 변해 시작도 하지 못한 적이 있지 않은가? 계획대로 일이 진행되지 않는데 목표는 그대로라 끝을 보지 못하고 흐지부지 된 경험도 하나씩은 가지고 있을 것이다. 10. SW 개발 방법론으로 알려진 "애자일"은 이와 비슷한 맥락에서 등장했다. 애자일의 핵심은 "서로 협력해서 새로운 상황에 적응하고 제품을 고객에게 빠르게 내어놓고 피드백을 받으며 계속해서 학습하는 것"이다. 글에서 드러나듯이 보면 애자일은 단순 개발 방법론이라기보다는 철학이자 문화에 가깝다. (참고: 애자일 소프트웨어 개발 선언문) https://agilemanifesto.org 11. 애자일에 대한 관심이 커지던 중, 존경하는 지인 한 명과 디어 팀원들을 통해 책 [함께 자라기]를 접하게 됐다. 이 책은 근본적으로 "변화하는 세상에서 어떻게 임팩트를 낼 것인지"를 "함께, 매일, 자란다"의 3가지의 관점에서 풀어낸다. 12. 나는 불확실한 세상에서 지속적으로 뛰어난 성과를 내고 싶다. 하지만 결과를 위해 과정을 희생하는 것이 아니라, 과정을 충분히 즐기는 삶을 살고 싶다. 나와 비슷한 고민을 하는 분들이 계시다면, 한번 읽어볼만한 책이다. 인상깊었던 내용들을 가볍게 공유한다. - [매일] 학습은 복리효과의 지배를 받는다. 따라서 학습은 매일 일어나야 한다. 1달에 한 번 마음 먹고 학습하는 게 아니다. 고객에 대한 학습도 마찬가지다. 반 년동안 준비해서 제품을 출시한 뒤 "출시하고 보니 고객이 필요한 건 A가 아니라 B였네" 하는 일이 많다. 고객이 정말 원하는 것이 무엇인가? 고객의 진실을 가장 빠르게 학습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 [자란다] 일을 하는 데 지루하거나 불안한가? 몰입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난이도를 조절하거나 실력에 변화를 줘라. 성장하기 위해서는 단순 반복이 아닌 의도적 수련이 필수적이다. 몰입과 의도적 수련은 궤를 같이 한다. 현재 자신이 어떤 상태에 있는지 확인하고 몰입 상태로 넘어가기 위해 필요한 게 무엇인지 점검하는 시간을 주기적으로 가져라. - [함께] 구글에서 진행한 연구에 의하면, 가장 뛰어난 팀과 보통 팀을 구별하는 가장 중요한 요인은 팀원들이 느끼는 "심리적 안전감"이다. 리더의 중요한 역할 중 하나는 팀이 심리적 안전감을 느끼며 함께 학습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는 것이다. 뛰어난 전문가일수록 협력을 강조한다. 추신) 애자일에 대해 조금 더 자세히 알고싶다면, [린 스타트업 - 에릭 리스]를 읽어보는 것도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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