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주의자 선언 (판사 문유석의 일상유감)

문유석

나는 ‘감히’ 합리적 개인주의자들의 사회를 꿈꾼다! 근대적인 의미에서 ‘개인’이란, 한 명의 시민으로서 자신의 권리와 의무를 합리적으로 수행하는 자이다. 그러나 우리 사회에서 개인은 어떤 모습인가? 집단의 화합과 전진을 저해하는 배신자. 그러하기에 한국에서 개인으로 살아가기란 어렵고 외로운 일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개인주의’야말로 르네상스 이후 현대에 이르기까지 인류 문명의 발전을 이끈 엔진이었다. 『개인주의자 선언』은 현직 부장판사인 문유석이 진단한 한국사회의 국가주의적, 집단주의적 사회 문화를 신랄하게 파헤친 책이다. 저자는 가족주의 문화가 만연한 한국 사회에서 수많은 개인들이 ‘내가 너무 별난 걸까’ 하는 생각에 속내를 드러내지 않고 자신의 욕망을 제풀에 꺾어버리며 살아가는 것은 거꾸로 건강하지 못한 사회 공동체를 구성하는 원인이 된다며 경고한다. 따라서 저자는 개인으로서, 시민으로서 서로를 바라보고 대화하고 타협하고 연대하는 자세가 필요함을 역설한다. 그래야만 진영논리만이 확연한 정치, 과잉된 교육열과 경쟁 그리고 공고한 학벌사회, 서열화된 행복의 기준 같은 고질적인 한국사회의 문제들을 구조적으로 바꿔나갈 수 있다는 것이다. ‘이기주의’와 동의어로 오해받는 ‘개인주의’에 대한 생각을 바꿔야 할 때가 아닐까.

이 책을 읽은 사람들

이 책에 남긴 코멘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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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로 내 가치관과 유사한 점이 많아 " 맞지 맞지" 하면서 읽은 책. 사실 합리적 개인주의자라는 개념을 조금 더 깊게 파고들기를 바라고 예상했는데, 저자의 짧은 칼럼이나 블로그 글을 짜깁기한 느낌이 중후반부터 강하게 들어서 아쉽기도 했다. 개인과 사회의 관계, 타인을 향한 올바른 태도, 민주주의와 복지, 능력주의의 허상 등 다양한 주제를 가볍지만 두루두루 생각해 볼 수 있었다. ▽책갈피 23p "나는 감히 우리 스스로를 더 불행하게 만드는 굴레가 전근대적인 집단주의 문화이고, 우리에게 부족한 것은 근대적 의미의 합리적 개인주의라고 생각한다." 37p "반면 합리적 개인주의는 공동체에 대한 배려, 사회적 연대와 공존한다. 자신의 자유를 존중받으려면 타인의 자유도 존중해야 하기 때문이다." 116p "반면 그럭저럭 일자리를 구한 청년들은 월급은 적고 미래에 대한 큰 꿈은 없지만, 적은 비용으로 누릴 수 있는 소소한 취미 생활에 만족하면서 저성장시대에 맞게 사는 법을 배우고 있다. (중략) 그럭저럭 즐거운데 왜 꼭 투쟁을 해야 하나? ⤷ 미래에 대한 희망이 별로 없어 오히려 현재에 더 만족하게 되는 아이러니가 공감되면서도 슬프다. 저자는 '적응'의 관점에서 이 현상을 바라본다. 세대가 변한 것이라기보다는 시대가 변한 것이라고. 본능적으로 이 시대에 맞는 행복 전략을 찾은 것이며 어쩌면 현명한 것이라고 말이다. 하지만 이것이 지속가능한 것인지가 문제라고 꼬집는다. 194p "다만 확실한 것은 뿔뿔이 흩어진 개인으로 살아가면서 시대의 흐름을 보지 못하고 가만히만 있다 보면, 상상보다 훨씬 나빠질 여지는 얼마든지 있다는 것이다. 미래를 스스로 공동구매하지 않으면 강제배급받게 될 테니 말이다. 119p "어떤 사람에게는 눈앞의 보자기만한 시간이 현재이지만, 어떤 사람들에게는 조선시대에 노비들이 당했던 고통도 현재다. 미학적이건 정치적이건 한 사람이 지닌 감수성의 질은 현재가 얼마나 두터우냐에 따라 가름될 것만 같다." - 황현산 선생의 글 ⤷ 대단하리만큼 두터운 현재를 품진 못하더라도, 느슨하게나마 늘 사회와 연결된 사람이 되어야지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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