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브리의 문학

스즈키 도시오

다큐멘터리 에세이집 『지브리의 문학』은 스스로 ‘편집자형 프로듀서’라 밝히는 저자가 시대의 흐름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으며, 흐름을 파악하기 위해 어떤 책을 읽어왔는지를 밝히는 책이다. 스즈키 도시오는 간결하게 어떤 문장술을 갈고 닦았을까? 또한 일본 유수의 베스트셀러 저자들 아사이 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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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브리 팬이라면 엄청난 인사이트를 발견할 수 있는 책. 스즈키 도시오를 통해 미야자키 하야오를 이해하고 스즈키 도시오의 문장과 생각을 통해 지브리와 일본 단카이 세대를 잠깐 엿볼 수 있다. 재밌있던 부분은 역시나 영화나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비하인드 스토리. ‘바람이 분다’는 개인적으로 엄청나게 좋아하는 영화지만, 침탈의 역사를 겪은 한국에겐 영 찝찝한 영화가 아닐 수 없다. 그 영에 대한 지브리의 생각이 담겨있어 좋았다. 또한 ‘바람이 분다’ 엔딩 장면이 지금과는 180도 달랐다는 점도. 그리고 OST가 정해진 계기와 그 내용도 정말 놀랍다! 또 찾아듣고 우럭따.. 제일 생각이 깊어졌던 부분은 근대 일본인이 ‘자기 자신을 발견한 시점’에 대한 이야기. 전통적인 우리의 삶은 자기 자신은 없고 순환하고 반복되는 자연속 일부이자 집단 그 자체다. 그러한 세계에서 자기 자신을 자각하는 것 자체는 굉장히 혼란스러운 일이다. 산업화와 세계화 속에서 그것을 처음으로 깨달은 세대는 엄청난 자기 분열을 겪는다. 그 자기분열 속에서 태어난 많은 문학이 단카이 세대를 길렀다. 단카이 세대는 아직까지도 전체와 개인을 동일시하는 속성이 있다고 느껴진다. 자기 자신을 잃는 일이야 말로 미야자키 하야오가 하는 일이었다. 리틀 포레스트의 일본판과 한국판의 결말 차이도 여기서 기인한게 아닐까 싶다. 도시에서 떨어져 나온 주인공은 일본판에선 시골의 반복되는 세계에 편입되어 행복을 찾는다. 하지만 한국은 결국 시골을 뜬다. 아마 일본보다 더 자기 자신을 분명하게 인식하는 나라라 그럴 것이다. 자기 자신을 발견하게 되면, 필시 타인의 존재도 인식하게 된다. 그 순간 우리는 타인의 가면을 쓰고 살아갈 수 밖에 없다. 다니자카 준이치로, 엔도 슈사쿠, 나쓰메 소세키, 다자이 오사무 같은 일본의 엄청난 작가들의 감성이 주욱 이어져 온것도 재밌었다. 그 특유의 감성이 어쩐지 잘 맞더라니😗. 일본의 정신성은 진짜 이상하리만큼 자기파멸적이고 깊다. 스즈키 도시오가 요즘 작가들과 이런저런 얘기를 하면서 우리 세대는 그 이전 세대의 카운터지만, 그 윗윗세대랑은 똑같은 일을 하고 있다는 얘기를 한다. 우리가 지금 기성세대랑 다르고 새롭다고 으스대는 것은 이미 그 전전세대가 그전전전 세대에 맞서 해왔던 것 뿐이다. 진화는 나선형이라고 하지만, 이런거 보면 문화는 상당한 지그재그 형식이다. 망각, 망각, 망각, 그 와중에 남는거 발굴해서 재구성의 반복. 그 와중에 유독 깊어 쓸려 나가지 않은 문화만 살아남아 복각된다. 허망하다 허망해~ 늙어가는 아시아와 태동하는 아시아 얘기도 상당한 통찰이다. 우리가 일본을 일부 앞지른 것 처럼 동남아시아도 조만간 한국을 앞지를 것이다. 소비할 세대가 미친 듯이 많은 나라는 막을 수 없다. 우리는 줄어가는 인구속에서 동남아를 대상으로 소비 물품이나 잔뜩 만들 준비를 하면 될듯. 킹도체와 킹텐츠 😂 상념이 상당히 많았지만, 금새 잊어버리고 남는 이야기만 몇개 적어놨다. 다시 한 번 읽어도 좋을 책이다. 여기에 나오는 몇몇 도서와 영화를 본 다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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