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하 작가의 책을 처음 읽는다. 뭔가.. 집밥 같은 느낌이었다. 신형철 평론가의 책은 내가 느끼기엔 스시같고. 그래서 자주 다시 보고 싶어진 책이다. 담담하지만 속에 녹아있는 깊은 마음이 느껴진다. ‘어둠이 빛의 부재라면, 여행은 일상의 부재다.’라는 표현처럼 우리의 인생은 상대적이면서 절대적이다. 집밥이 맛있는 이유를 알게 되는 때는 타지에서 집밥이 아닌 것을 많이 먹었을 때고, 할머니의 나물이 진정으로 맛있는 걸 알게되는 때는 내가 아이보다 할머니에 더 가까워졌을 때다. 인생에는 항상 좋은 면과 어두운 면이 있다. 안온한 일상이 있다면, 다단한 변화의 나날도 있다. 그것을 번갈아 경험하면서 우리는 자신만의 특유의 가치관과 시간을 갖게 된다. 일종의 인간 매뉴얼이자 프로그램. 한 번 경험하면 절대로 되돌아 갈 수 없는, 비가역적인 경험의 순간이 우리를 상대적이게 만든다. 태양이 지구를 돈다고 절대적으로 믿던 우리 인류가 어떤 순간을 경험하고 이젠 시간도 상대적이라고 여긴다. 이런 순간을 탐구하고 역치를 계속 발견하는 지적 호기심이 좋다. 그러한 과정과 경험의 순간이, 김영하 작가의 일생의 생각이 녹아 있어서 언젠가는 꼭 다시 여러번, 특히 여행가서 읽어볼 책.